[다다를 인터뷰] 은퇴 앞둔 기보배 "다시 태어나면 양궁 절대 안 할 거예요"

2023-02-18 0

[다다를 인터뷰] 은퇴 앞둔 기보배 "다시 태어나면 양궁 절대 안 할 거예요"

[앵커]

2012년과 2016년 올림픽 양궁에서 연달아 금빛 과녁을 꿰뚫은 기보배 선수를 기억하시나요.

어느덧 36살, 현역 최고참 선수가 됐는데요.

올해 은퇴를 앞두고 다가오는 새학기, 서울대에서 '양궁 강의'를 준비 중인 기보배 선수를 박현우 기자가 다다를 인터뷰에서 만나봤습니다.

안녕하세요. 양궁선수 기보배입니다.

만나뵙게 돼 너무 반갑습니다

Q. 새학기 서울대서 '양궁 강의'?

서울대에서 아직 최종적으로 채용이 됐다는 통보는 못받은 상황이고요, 지원하게 된 동기는 은퇴 후에 제가 교육자의 길로 가고 싶은 바람이 크다 보니까…

Q. 수강신청 경쟁률 10:1?

(수업에 대한 관심도가 높은 이유가 양궁이라서가 아니라 기보배 선수라서?)

재학 중인 학생들이 2012·2016년 올림픽을 TV를 통해서 잘 알고 있는 시대의 학생들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Q. 학생들에게 가장 가르쳐 주고 싶은 게 있다면?

짧은 시간 안에, 혹은 쉽게 결과물을 얻으려고 하는 사람들에게 인내심을 길러주고 싶기도 하고, 강의 계획서에 단체전도 넣었던 이유가, 타인을 배려하고 이타심을 생기게 할 수 있는 그런 시간도 됐으면 좋겠고…

Q. 선수로서 올해 목표는?

올해요? (올해 아시안게임이 있나요?) 맞아요. 2018년도 때 국가대표 탈락한 이후로 제가 아직 국가대표를 복귀를 못했거든요. 은퇴를 하더라도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태극마크를 달고 은퇴를 해보는 것도 저한테는 목표이구요.

Q. 양궁을 위해서 포기한 것들?

젊음? 젊음을 다 양궁을 하는데 시간을 다 썼었으니까. 20대에 할 수 있는 것들이 있잖아요. 사실은, 친구들하고 쇼핑도 하고 싶고, 맛있는 음식점에도 가고 싶고. 시간에 구애 안받고 수다도 떨고 싶고 어떻게 보면 되게 소소한 일상인데. 항상 선수촌 들어가야 되는 시간에 억압돼서 스트레스 받고 그런게 조금 힘들었다면은 힘들었던 것 같아요

Q. 그럼에도 지금까지 도전하는 이유는?

제가 가장 나이가 많은 (현역)선수이거든요. 한편으로는 의기소침할 때도 있어요. 과거만큼 실력이 나오지도 않는데, 괜히 내가 자리 꿰차고 있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이 어린 친구들에게 저 보배 언니처럼 장수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 혹은 아이를 출산해서도 양궁을 끝까지 하고 싶다 그런 귀감이 되는 선배가 될 수 있도록 저도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Q. '힘든 시간' 기보배를 일으켜 세운 한 마디는?

리우올림픽 준비했을 시절, 3명의 선수가 (올림픽에)간다라고 하기 전에 그 때 동계훈련 시즌이 가장 힘들었던 것 같아요. 선수들하고 같이 기록을 재면 제가 항상 꼴등을 하고… 선수촌에 보면 대한체육회에서 달력을 하나씩 주잖아요. 근데 어느 날 달력을 한 장 찢었는데 그런 말이 쓰여 있더라고요. '네 안에 모든 걸 다 쏟아내라 후회하지 않을 땀' 그런 글귀가 있었어요. 그래서 참 이 글귀는 좋다 그러면서 그것을 계속 머릿속으로 되내이면서 힘들었던 순간들을 이겨냈던 것 같아요.

Q.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을 누군가에게

분명 좋은 날은 오는 게 확실해요. 내가 가지고 있는 걸 포기해야지만 얻을 수 있는 그런 힘든 시간일지언정 언젠가는 좋은 시간이 좋은 날이 온다. 이런 얘기를 꼭 해주고 싶어요. 제가 지금까지 양궁을 하면서 많은 분들한테 사랑을 받아온 것 같아요. 이제 남은 시간은 보답해야겠다라는 마음가짐으로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많이 응원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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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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